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갑자기 떠난 여행 [전주]
    VOYAGER/LOCAL 2010. 1. 20. 21:24
    오랜만에 사회 공기를 맡게 된 나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집은 아니지만 올 때마다 우리집 같은 정감가는 엔젤하우스향했다. 
     LARGE O형님과 모델 김태우씨, 장대명씨와 아이스크림 내기 위닝을 했는데, 숨막히는 접전 끝에 경력이 제일 안되는 내가 당연히 꼴찌... 눈물을 머금고 사 온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조니 뎁 엉아의 트루스토리 영상을 보고 있는데, LARGE O형님이 맥주 한잔 마시러 가자고 하더라. 그냥 동네에서 한 잔 하겠지 싶어, 대충 입고 나갔는데 그 많은 술집을 제치고 한강 공원으로 갔다. 한강을 바라보며 LARGE O형님은 얼어붙은 한강에 영역표시를 하고는 같이 간 멤버들끼리 이런저런 상의를 하더라.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선수를 치려 했는데 이미 늦었다. '전주'로 가자-
     지금 시간이 새벽4시 쯤. 다음 날 새벽 4시에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아이팟 전용 스피커와 이불, 베개를 챙겨서 전주로 출발했다. 전주에 도착하니 7시.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도 나왔던 콩나물 국밥집 '삼백집'에 가서 국밥 한 그릇 씩을 먹고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경기전으로 가서 한옥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다. 역시 우리 것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냥 가기 아쉬워 차 한잔 하려 했는데, 모두들 11시 이후에나 문을 연다고 해서 먼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다음 계획도 수정하고 휴식이 필요했으므로 찜질방에 갔다. 찜질방에서 한 숨 자고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백반 전문 맛집 '한국식당'으로 향했다. 상다리 휘어지게 나오는 반찬들로 밥 한그릇을 금방 비우고, 다시 한옥마을로 이동 '교동 다원' 전통 찻집에서 황차를 마시며 다도의 단아함에 대해서 토론. 흥이 겨워진 정환이형과 수진씨는 아이폰을 붙잡더니 단소로 아리랑을 불더라. 사람들이 왜 아이폰 아이폰 하는지 알겠다. 이거 물건이다. 하나 질러야 하나..
     막걸리를 마시러 '홍도주막'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화에 앞장 서고 있는 막걸리를 마시며 남자의 자격에 대해서 LARGE O형님과 대화를 하다가, 난데없이 남자는 이런 것도 먹어야 한다며 홍어를 매운탕 국물에 샤브샤브 하더니 입에 넣어주었다. 덕분에 입에서 화장실 냄새가 진동을 했다는..(홍어는 익히면 암모니아가 100배 증가한다더라) 기분좋게 술한잔 하고, 노래방에서 7080 노래들을 열창하고 차에서 한 숨 잤다.
     네 시간 가량을 눈을 붙이고, 겨울 밤바다를 보기위해 다시 출발. 뿌연 안개를 헤치며, 길을 잘 못 뚫어 중앙선도 몇 번 넘어가고(안개에 비에 헤드라이크까지 반사되서 차선이 보이질 않더라)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모항'에 도착.
     -여기서부터가 중요. 아이 무서워-
     바닷가에서 LARGE O형님과 단 둘이 마저 못한 남자의 자격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여자 비명소리가 들렸다. 차 안에서는 수진&산다라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서 전화를 해서 별 일이 없는지 확인을 했다. 다행히 별 일 없었고, 문 단속을 잘하라는 이야기를 한 뒤 나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참 후, 우리는 해변가에 있던 엄청나게 큰 배를 발견. 호기심이 발동해 배위를 올라가려고 했지만 너무나 크고 미끄러워서 포기. 아쉬운대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나중에 사진을 점검하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 어두울 때 찍은 배 사진 중에 사람 형체가 관측. 어떤 여자가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과 사람 팔이 배를 만지고 있는 형상을 발견했다. 처음보는 심령사진에 소름이 돋았는데, LARGE O형님이 워낙 심각한 얼굴로 "나 이거 네이버에 올릴라고" 라고 말하며 특종을 건졌다는 제스쳐를 취하길래 맞장구를 치며 아우 무서워를 하고 서울로 출발. 장시간 운전으로 LARGE O형님과 내 허리는 폐기처분 할 지경에 이르고, 집에 올 때에도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지만, 무사히 도착. 갑자기 떠난 여행이었지만, 즐거웠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도 새삼 깨닫게 되고, LARGE O형님의 구라엔 안 넘어 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 아이폰 보면 볼수록 물건이다.
     

    'VOYAGER > LOC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해 여행 feat. 렴봄 결혼식  (0) 2014.05.23
    강원도 여행  (0) 2014.04.21
    서핑하러가자! [부산여행]  (0) 2012.07.24
    낫띵 베럴 # 2  (0) 2010.08.10
    낫띵 베럴 # 1  (2) 2010.08.1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