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D_One Day One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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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연애칼럼니스트의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11. 14. 17:50
연애 칼럼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것이 궁금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애칼럼을 쓰는 사람들의 연애는 어떨까?' 마치 연애에 통달한 것 마냥 이럴 땐 이렇게, 요럴 땐 요렇게 콕 콕 해답을 제시해 주는 듯한 글을 보고 있으면 나 역시 그들의 연애는 완벽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그러면서 부럽기도 하고, 역시나 궁금해진다. 나 역시 연애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연애의 스킬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 snapp에서 연애 칼럼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 나는 꽤 어릴 때부터 연애를 시작했었고 서른 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거의 쉰 적 없이 연애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애칼럼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땐 타사 원고료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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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2011년 서울의 흔한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10. 17. 20:50
영양가 없는 남자였다. 마치 참외껍질처럼. 몇 번을 생각해 봐도 정로환 같은 똥을 싸는 염소에게나 던져줄 만한 남자였다. 그러니까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참외껍질 같은 남자와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바다를 보러갔었다. 먼저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건 나지만 바다에 도착하고는 나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오이도였나 인천이었나? 3월 중순이었지만, 밤바다의 바람은 몹시 찼다. 누가 옆에서 "내일은 크리스마스야."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추웠고 그래서 나는 그 남자를 껴안았다. 그리고 그 근처의 모텔에서 1박을 했었다. 후에, 나는 그 남자를 내 방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밤이었다. 열두시가 넘은 새벽. 내 방 창가로 보이는 대형마트도 마감을 했는지 어두웠다. 도로에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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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심각한 사랑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9. 24. 21:53
오늘 내가 먹은 것이라곤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 김밥 하나가 전부였다. 여기는 남자의 방. 나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두 팔은 뒤로 묶여 있었다. 남자는 나의 전 남자친구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옛 애인의 방에 감금당한 것이다. 남자와 나는 대학 선후배 사이였고, 교제 기간은 1년 반. 하지만 내가 그를 사랑했던 기간은 처음 3개월뿐. 그 뒤로는 어쩔 수 없이 연인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남자에게 한번 헤어지자고 말했다가 남자는 면도칼로 손목을 긋고 죽어버리겠다는 둥의 협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극단적인 사람은 뭔가 특별한 성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이 남자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남자였다.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소문으론 학창시절부터 교우관계도 원만했고, 여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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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ODOD_One Day One Design 2012. 9. 24. 21:49
1_ 하루새 약봉지가 두 봉지로 늘어났다. 전 날 감기몸살인지 하루종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더니, 오늘 아침은 인후통 때문에 잠에서 깨버렸다. 편도선이 쉽게 붓는 터라 따뜻한 유자차를 홀짝이며 금방 낫겠거니 했는데, 아침 기분에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화장실에서 출근준비하는 동안 '출근하는 길에 약국에 들러 약을 사다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약국에 들려 약사에게 내 몸의 증상을 말하고 약을 기다리는 동안 지갑에서 주섬주섬 약값을 낼 준비를 했다. 회사에 도착해 친구가 선물해줬던 페퍼민트 차를 끓였다. 티백을 세 번쯤 우려냈을 즈음 향기가 전보다 덜해 티백을 버리고 따뜻한 물만 마셨다. 일하는 중에도 기침은 계속됐다. 참고 참다 안되겠다 싶으면 병원에 갈 생각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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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사랑은 사랑으로 잊고, 몸은 몸으로 잊기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8. 21. 17:30
애인에게 이별 통보 메일을 받고는 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주소록 버튼을 누르고, 손가락을 아래에서 위로 쭈욱 당겼다. 검지 아래로 주르륵 떨어지는 수많은 이름 중에서 한 이름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꾹 눌렀다. 전화연결. 그리고 짧은 통화. 약간의 화장을 하고는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는 집 근처의 작은 커피숍. 약속 정각에 도착한 커피숍. 먼저 카운터에서 과일 주스를 시켜놓고 내가 늘 앉는 자리로 가니 Y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1년 만인가? 달라진 거라곤 짧아진 머리. 약속 시각에 늘 먼저 나와 있는 건 1년전이나 그대로 였다.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만나는 동안은 크게 싸우는 일 없이 잘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섹스였다. 섹스할 때 기분이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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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부르르, 이상한 떨림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8. 21. 17:24
허벅지 안쪽에서 이상한 떨림을 느끼고는 잠에서 깼다. 애인은 하얀 소세지같은 플라스틱 기계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게 뭐야?" 일주일만의 휴일인데, 덕분에 일찍 잠에서 깨버려 솔직히 나는 화가 났다. "바이브레이터, 한번 사용해 보고 싶댔잖아." 애인은 나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그는 OFF버튼은 눌러 기계의 작동을 멈추고는 내 옆에 다시 누웠다. "그런데 이거 진짜 효과가 있어? 솔직히 딜도 같은 것도 여자들은 별로야. 뭔가 사람 피부가 아닌게 들어오면 바로 얼음이 될 것 같은데, 남자들 눈요기거리지, 실제 딜도로 마스터베이션 하는 여자는 거의 없어." 눈을 비비면서도 내가 계속 잔소리를 하자 애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래 딜도는 그렇다고 하던데, 이건 바이브레이터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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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여름밤, 이상한 생각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18. 20:31
내일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여름밤은 역시 쉽게 잠들지 못하고. 스물넷이었나? 스물다섯이었나? 나는 푸른 남해의 어부와 연애 같은 걸 한 적이 있었다. 거의 매주 그를 만나기 위해 남해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었다.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거의 다섯 시간이나 걸려 남해 시외버스 터미널. 지저분한 터미널 나무 벤치에 앉아 신문에 얼굴이 가려져 있던 그 남자. 우리가 매주 가던 허름한 여관. 그 방에서 종일을 누워 있다가 뒷날 내가 사는 도시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고 보니 그이와 푸른 남해 바닷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어부 역시 지금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이제 그이는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결혼과 동시에 푸른 남해 바다를 버리고 대기업의 사원이 되었으니. 어쨌거나 늦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