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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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부르르, 이상한 떨림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8. 21. 17:24
허벅지 안쪽에서 이상한 떨림을 느끼고는 잠에서 깼다. 애인은 하얀 소세지같은 플라스틱 기계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게 뭐야?" 일주일만의 휴일인데, 덕분에 일찍 잠에서 깨버려 솔직히 나는 화가 났다. "바이브레이터, 한번 사용해 보고 싶댔잖아." 애인은 나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그는 OFF버튼은 눌러 기계의 작동을 멈추고는 내 옆에 다시 누웠다. "그런데 이거 진짜 효과가 있어? 솔직히 딜도 같은 것도 여자들은 별로야. 뭔가 사람 피부가 아닌게 들어오면 바로 얼음이 될 것 같은데, 남자들 눈요기거리지, 실제 딜도로 마스터베이션 하는 여자는 거의 없어." 눈을 비비면서도 내가 계속 잔소리를 하자 애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래 딜도는 그렇다고 하던데, 이건 바이브레이터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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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여름밤, 이상한 생각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18. 20:31
내일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여름밤은 역시 쉽게 잠들지 못하고. 스물넷이었나? 스물다섯이었나? 나는 푸른 남해의 어부와 연애 같은 걸 한 적이 있었다. 거의 매주 그를 만나기 위해 남해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었다.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거의 다섯 시간이나 걸려 남해 시외버스 터미널. 지저분한 터미널 나무 벤치에 앉아 신문에 얼굴이 가려져 있던 그 남자. 우리가 매주 가던 허름한 여관. 그 방에서 종일을 누워 있다가 뒷날 내가 사는 도시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고 보니 그이와 푸른 남해 바닷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어부 역시 지금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이제 그이는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결혼과 동시에 푸른 남해 바다를 버리고 대기업의 사원이 되었으니. 어쨌거나 늦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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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그녀를 잊는 법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4. 13:29
오전 열 시부터 줄기차게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두 시간 넘게도 봐온 대략 100명 정도의 사람들. 비교 분석해가며 객관적인 관찰을 해봐도 그녀만큼 눈에 띄는 여자는 없었다. 사실 그녀는 눈에 띄게 대단한 외모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내 눈은 그녀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지금 이 카페 창 밖으로 그녀가 지나간다면 단연코 그녀는 내 눈에 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아직 그녀를 찾지 못했다. 물론 여기서 그녀를 만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녀는 지금 서울에 없다. 어쨌든 지금까지 봐온 대략 100여 명의 사람들 중 한가지 공통점은 눈에 띄게 뚱뚱한 사람 역시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뚱뚱한 여자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하긴 요즘 여자들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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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거짓 연애 편지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4. 13:26
하루에도 12번은 너를 생각한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 적어도 하루 24시간 중에 3만 번 정도라고. 내 마음을 네게 보여주기가 내 가슴의 물컹한 살과 가슴을 조이는 속옷, 두꺼운 겨울용 티셔츠에 가려져 쉽지가 않아. 네 문자를 알리는 진동소리에 같이 뛰는 심장을. 같이 있다 헤어질 때면 불에 덴 듯 뜨거워지는 심장을. 너에게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너라는 사람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를 그 전에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우리 서로 굳이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통하는 게 사랑이라는 게 아닐까? 열여섯 첫 키스에서부터 시작한 남녀 간의 관계에서 나는 늘 사랑이란 게 대체 뭘까? 하고 늘 고민했었어. 사랑의 시작은. 그렇다면 그 끝은? 사랑은, 사랑은? 도대체가 사랑은! 그동안은 사랑에 무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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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색다른 여행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6. 5. 18:43
애인과 놀이터에 앉아 여름휴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줄넘기를 하며 노는 꼬마들을 봤다. 깡충깡충 뛰면서 팔로 줄을 돌리는 모습이 아기 새가 처음으로 날개 짓을 하는 모습과 닮았다. 줄을 넘으면서 콩콩 뛰어오르는 것은 아마도 인간의 날고 싶어 하는 욕망에서 생긴 놀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도 오랜만에 줄넘기가 하고 싶어졌다. "애인, 우리 줄넘기를 사러 가요. 그리고 이번 여름에 휴가 때도 줄넘기 가지고 가서 거기서도 줄넘기 하고 놀아요."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줄넘기 줄을 사러 길을 나섰다. "아, 맞다. 별 보고 누워서 밤새도록 발가락 꼼지락 거리면서 이야기 하는 거 하고 싶어요. 거기는 여기보다 별이 훨씬 더 잘 보인다면서요?" 그러다 문득 횡단보도 앞에서 노란 주차 위반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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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너와 함께 잠을 잔다는 것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5. 22. 00:03
"그런데 너는 나를 좋아해?" 섹스를 마치고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응" 남자는 침대에 앉은 채로 조심스레 콘돔을 빼며 말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있던 물티슈를 집어 남자에게 주며 다시 물었다. "응? 그럼 나를 왜 좋아해?" 남자는 그제서야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천장을 보고 누웠다. 그러다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글쎄. 왜 어째서 좋아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란 힘들지. 뭐 이를테면 애정이나 사랑은 이성적인 판단에서 내려진 결과물이 아니니까." 나는 남자의 팔을 댕겨 베고는 나란히 누웠다. "그래. 당연히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 하지만 뭐든 일에 이유가 없는 일은 없는거야. 사랑이 감성적인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감성적으로 표현을 해봐. 네가 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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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키위맛 키스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4. 5. 02:23
"자, 좋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디로 가버린 겁니까?" "글쎄요.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정말 조금이라도 짐작이 가는 데가 없나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온 거 아니겠습니까. 저도 정말 답답하다구요." "좋습니다. 일단 조금 진정하시고 테이블 위에 놓인 키위 한 조각을 드셔 보십시오." "네?" "거기 깎아 놓은 키위 말입니다." "키위? 그런데 제가 왜 갑자기 이 키위를 먹어야 하죠? 저는 그 남자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요." "허, 그만 진정을 좀 하시고, 일단 그 키위를 드셔 보세요." 나는 남자의 의도를 알 수 없어서 그냥 물끄러미 가지런히 잘려 있는 키위 조각을 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남자는 약간 지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감각이라는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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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한국의 4월은 안녕한가요? 미래에서 온 편지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3. 22. 14:15
추운 걸 그렇게 싫어했으면서도 하필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는 캐나다의 오타와. 현재 시각은 오후 4시. 앞에 보이는 강은 오타와 강일까, 리도 강일까? 이름만 다를 뿐 어쨌든 같은 물이 흐르고 있겠지. 두 달 전에는 토론토, 그리고 3주 전에는 퀘벡에 있었어. 여행은 아니었고, 뭐 좀 복잡한 일이 있었어. 물론 내가 늘 그렇듯 남자에 관한 일이야. 현재 온도는 16도. 하지만 오후 5시를 기점으로 다시 떨어지겠지. 그때까지만 나는 여기에 있을 거야. 추운 건 아직 너무 싫으니까. 오타와에 와서는 줄곧 네 생각을 했어. 아, 줄곧 네 생각을 했다. 라는 표현보다 줄곧 네 생각이 났다. 라는 표현이 맞겠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레 그리고 아주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