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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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2011년 서울의 흔한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10. 17. 20:50
영양가 없는 남자였다. 마치 참외껍질처럼. 몇 번을 생각해 봐도 정로환 같은 똥을 싸는 염소에게나 던져줄 만한 남자였다. 그러니까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참외껍질 같은 남자와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바다를 보러갔었다. 먼저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건 나지만 바다에 도착하고는 나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오이도였나 인천이었나? 3월 중순이었지만, 밤바다의 바람은 몹시 찼다. 누가 옆에서 "내일은 크리스마스야."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추웠고 그래서 나는 그 남자를 껴안았다. 그리고 그 근처의 모텔에서 1박을 했었다. 후에, 나는 그 남자를 내 방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밤이었다. 열두시가 넘은 새벽. 내 방 창가로 보이는 대형마트도 마감을 했는지 어두웠다. 도로에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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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여름밤, 이상한 생각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18. 20:31
내일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여름밤은 역시 쉽게 잠들지 못하고. 스물넷이었나? 스물다섯이었나? 나는 푸른 남해의 어부와 연애 같은 걸 한 적이 있었다. 거의 매주 그를 만나기 위해 남해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었다.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거의 다섯 시간이나 걸려 남해 시외버스 터미널. 지저분한 터미널 나무 벤치에 앉아 신문에 얼굴이 가려져 있던 그 남자. 우리가 매주 가던 허름한 여관. 그 방에서 종일을 누워 있다가 뒷날 내가 사는 도시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고 보니 그이와 푸른 남해 바닷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어부 역시 지금은 큰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이제 그이는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결혼과 동시에 푸른 남해 바다를 버리고 대기업의 사원이 되었으니. 어쨌거나 늦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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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그녀를 잊는 법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4. 13:29
오전 열 시부터 줄기차게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두 시간 넘게도 봐온 대략 100명 정도의 사람들. 비교 분석해가며 객관적인 관찰을 해봐도 그녀만큼 눈에 띄는 여자는 없었다. 사실 그녀는 눈에 띄게 대단한 외모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내 눈은 그녀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지금 이 카페 창 밖으로 그녀가 지나간다면 단연코 그녀는 내 눈에 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아직 그녀를 찾지 못했다. 물론 여기서 그녀를 만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녀는 지금 서울에 없다. 어쨌든 지금까지 봐온 대략 100여 명의 사람들 중 한가지 공통점은 눈에 띄게 뚱뚱한 사람 역시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뚱뚱한 여자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하긴 요즘 여자들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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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거짓 연애 편지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7. 4. 13:26
하루에도 12번은 너를 생각한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 적어도 하루 24시간 중에 3만 번 정도라고. 내 마음을 네게 보여주기가 내 가슴의 물컹한 살과 가슴을 조이는 속옷, 두꺼운 겨울용 티셔츠에 가려져 쉽지가 않아. 네 문자를 알리는 진동소리에 같이 뛰는 심장을. 같이 있다 헤어질 때면 불에 덴 듯 뜨거워지는 심장을. 너에게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너라는 사람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를 그 전에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우리 서로 굳이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통하는 게 사랑이라는 게 아닐까? 열여섯 첫 키스에서부터 시작한 남녀 간의 관계에서 나는 늘 사랑이란 게 대체 뭘까? 하고 늘 고민했었어. 사랑의 시작은. 그렇다면 그 끝은? 사랑은, 사랑은? 도대체가 사랑은! 그동안은 사랑에 무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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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문 열려있어요 들어오세요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3. 5. 17:44
경비실의 작은 모니터로 너의 모습을 확인 했을 때 심장이 멈춘 듯 했다. '어떻게 알고 왔던 것이지? 너는 나의 집을 알고 있었어?' 거듭 생각을 해봐도 그럴 일이 없었다. 알려 준 적도 없고, 사실 우리는 몇 번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런데, 네가 내가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에 내려 그런 일을 하고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보게 됐으니 놀라고 당황스러울 수 밖에. 모니터 아래의 숫자는 새벽 2시 몇 분을 알리고 있었다. 회색 점퍼. 눌러 쓴 캡모자. 그리고 한 손엔 뭔가를 들었어. 망치? 그걸로 매일 두드렸던 것? 거의 두 달전부터 시작된 자정에서 아침 6시 사이에 들리던 두 번의 소리. 단 두 번. 그리고 사라짐. 무엇을 원했던거지? 그 망치로 내 머리라고 깨고 싶었던 거야? 내가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