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色콤달콤한 연애] 거짓 연애 편지

RDRDRDRD 2012. 7. 4. 13:26

하루에도 12번은 너를 생각한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 적어도 하루 24시간 중에 3만 번 정도라고.

 

내 마음을 네게 보여주기가
내 가슴의 물컹한 살과 가슴을 조이는 속옷, 두꺼운 겨울용 티셔츠에 가려져 쉽지가 않아.

 

네 문자를 알리는 진동소리에 같이 뛰는 심장을.
같이 있다 헤어질 때면 불에 덴 듯 뜨거워지는 심장을.
너에게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너라는 사람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를
그 전에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우리 서로 굳이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통하는 게 사랑이라는 게 아닐까?

 

열여섯 첫 키스에서부터 시작한 남녀 간의 관계에서 나는 늘 사랑이란 게 대체 뭘까? 하고 늘 고민했었어.

 

사랑의 시작은. 그렇다면 그 끝은?
사랑은, 사랑은? 도대체가 사랑은!

 

그동안은 사랑에 무지해서, 사랑을 불신해서, 혹은 두려워했어.

그래서 이제껏 단 한번도 사랑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지만, 이번엔 나는 느낄 수 있어.

 

잠을 자지 않아도 잠이 부족하지 않은 지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지금.
나는 지금 이렇게 너를 사랑하고 있어.

 

너를 정말 사랑하고 있어.


- 스물다섯에 썼던 나의 연애편지. 하지만 그 남자는 나이부터 학력, 이름까지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결국 받는 이는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고, 텍스트로만 남은 연애편지. 거짓말하나로 결국 그때의 내 마음까지 거짓으로 만들어 버렸던 그 남자. 그 뒤로 나는 어느 동네를 지날 때 멀리 돌아가더라도 절대로 지나가지 않는 장소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그 남자를 처음 만났던 곳. 하지만 지금은 분한 마음에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던 그 남자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늘 고개를 숙인 채 멀리 돌아가던 낯선 길에서 진짜 남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RD(@RDRDRDRDRDRDRD)

 

글: 김얀(http://kimyan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