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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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야동이 걸렸을 때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3. 4. 12. 10:33
모든 일은 '아차,' 하는 순간 이미 끝나 있다. 하지만 보고 싶다고 찾아온 남자를 무작정 현관 앞에 세워둘 수 없었다. 아니, 그래도 어떻게 허락도 없이 남의 컴퓨터를 만질 수가 있지? 하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연락도 없이 초인종을 누르는 남자에게 그런 매너는 기대하면 안 됐다. 그 시간의 여자들은 이미 메이크업을 지우고 있는 무방비 상태. 오래 만난 남자친구의 뜬금없는 행동이라면 너무 귀엽겠지만, 두세 번 데이트를 한 사이에선 섣불리 해선 안 될 행동이었다. '저 남자 생각보다 여자 경험이 많이 없나보네.' 하며 그래도 집에 온 손님인데 커피나 한 잔 대접하려고 부엌으로 갔다. 물론 부엌으로 가기 전에 먼저 거울 앞에서 슬쩍 군데군데 비비크림을 바르긴 했다. 사실 남자와 데이트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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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내가 사랑할 떈 몰랐던 것들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3. 4. 12. 10:31
그러고 보니 나는 연애를 거의 쉬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뭐랄까, 남자가 없으면 못 사는 여자까지는 아니고 그냥 연애할 때 느끼는 그 여러 가지 기분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남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이별도 나는 쉽게 이겨냈던 것 같다. 이별 뒤에는 항상 또 다른 연애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힘든 이별도 있었지만, 대부분 누군가와 헤어질 때쯤이면 새로운 연애를 기대하곤 했다. 때문에 누군가와 헤어지고 술에 취한 혀로 4시간짜리 고민 상담을 하며 친구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너랑 맞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거야.' 과거의 사람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고 주변을 괴롭히는 것처럼 멍청한 짓이 또 있을까? 그래서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 이렇게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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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글 쓰는 여자의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3. 4. 12. 10:30
모든 것은 평상시와 같다. 아침이면 눈을 뜬다. 배가 고프면 무언가를 입에 넣고, 몇 시간 뒤엔 어김없이 먹은 것들을 배출한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한다. 그곳에서 매일 정해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밤이 되면 눈을 감는다. "그러고 보면 인생 진짜 별 거 없어. 누구나 때가 되면 먹고 싸고 자고 다 똑같지 뭐. 결국 사는 건 다 똑같아. 지겨운 거야."라고 말했던 나였지만 그 반복되는 일상 틈틈이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만나지 않았으면 절대 없었을 어떤 순간들을 함께 보냈고, 서로가 아니었으면 절대 알 수 없었을 이상한 감정들을 함께 느꼈다. 결국 지금 우리는 헤어졌고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사실 그와 나는 혼자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나도 그렇지만, 혼자 있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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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낭만적인 데이트에 관하여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3. 4. 12. 10:28
나는 침대에 누워 책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때론 데이트라는 것이 부담이 될 때도 있는데 특히나 이렇게 눈 내리는 겨울엔 혹시라도 상대방이 "스키 타러 갈래?"라고 물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하지만 지금 나의 애인은 나처럼 방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 그래서 우리의 데이트 장소는 거의 내 방이거나, 애인의 방이었다. 내 방에서 데이트를 할 때면 애인과 침대에 누워 좋아하는 소설의 한 부분을 애인에게 읽어 주곤 했다. 나는 특히 무라카미 류의 '와인 한 잔의 진실'이라는 단편집을 좋아하는데, 애인도 흥미롭게 들었던 것 같다. 애인의 방에서는 주로 음악을 들었다. 언젠가 한 번은 전자 키보드로 연주를 해 준 적도 있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외로운 우주인의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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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연애칼럼니스트의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11. 14. 17:50
연애 칼럼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것이 궁금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애칼럼을 쓰는 사람들의 연애는 어떨까?' 마치 연애에 통달한 것 마냥 이럴 땐 이렇게, 요럴 땐 요렇게 콕 콕 해답을 제시해 주는 듯한 글을 보고 있으면 나 역시 그들의 연애는 완벽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그러면서 부럽기도 하고, 역시나 궁금해진다. 나 역시 연애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연애의 스킬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 snapp에서 연애 칼럼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 나는 꽤 어릴 때부터 연애를 시작했었고 서른 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거의 쉰 적 없이 연애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애칼럼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땐 타사 원고료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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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2011년 서울의 흔한 연애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10. 17. 20:50
영양가 없는 남자였다. 마치 참외껍질처럼. 몇 번을 생각해 봐도 정로환 같은 똥을 싸는 염소에게나 던져줄 만한 남자였다. 그러니까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참외껍질 같은 남자와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바다를 보러갔었다. 먼저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건 나지만 바다에 도착하고는 나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오이도였나 인천이었나? 3월 중순이었지만, 밤바다의 바람은 몹시 찼다. 누가 옆에서 "내일은 크리스마스야."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추웠고 그래서 나는 그 남자를 껴안았다. 그리고 그 근처의 모텔에서 1박을 했었다. 후에, 나는 그 남자를 내 방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밤이었다. 열두시가 넘은 새벽. 내 방 창가로 보이는 대형마트도 마감을 했는지 어두웠다. 도로에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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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심각한 사랑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9. 24. 21:53
오늘 내가 먹은 것이라곤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 김밥 하나가 전부였다. 여기는 남자의 방. 나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두 팔은 뒤로 묶여 있었다. 남자는 나의 전 남자친구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옛 애인의 방에 감금당한 것이다. 남자와 나는 대학 선후배 사이였고, 교제 기간은 1년 반. 하지만 내가 그를 사랑했던 기간은 처음 3개월뿐. 그 뒤로는 어쩔 수 없이 연인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남자에게 한번 헤어지자고 말했다가 남자는 면도칼로 손목을 긋고 죽어버리겠다는 둥의 협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극단적인 사람은 뭔가 특별한 성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이 남자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남자였다.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소문으론 학창시절부터 교우관계도 원만했고, 여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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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콤달콤한 연애] 사랑은 사랑으로 잊고, 몸은 몸으로 잊기ODOD_One Day One Design/色콤달콤한 연애 2012. 8. 21. 17:30
애인에게 이별 통보 메일을 받고는 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주소록 버튼을 누르고, 손가락을 아래에서 위로 쭈욱 당겼다. 검지 아래로 주르륵 떨어지는 수많은 이름 중에서 한 이름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꾹 눌렀다. 전화연결. 그리고 짧은 통화. 약간의 화장을 하고는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는 집 근처의 작은 커피숍. 약속 정각에 도착한 커피숍. 먼저 카운터에서 과일 주스를 시켜놓고 내가 늘 앉는 자리로 가니 Y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1년 만인가? 달라진 거라곤 짧아진 머리. 약속 시각에 늘 먼저 나와 있는 건 1년전이나 그대로 였다.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만나는 동안은 크게 싸우는 일 없이 잘 지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섹스였다. 섹스할 때 기분이 최고조..